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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대출(Project Finance: PF)이 개발금융을 주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알아보려고 함.

경제위기 이전에는 건설회사들이 아파트 등 부동산개발사업의 시행과 시공을 모두 담당하였음.

상당수 건설회사들이 개발사업 실패로 도산하면서 적극적인 위험관리 필요성이 제기됨.

기업경영의 투명성 요구가 높아지고 부채비율을 낮추어야 할 필요성이 커져서 대형 건설회사들이 재고 토지를 보유하고 인허가를 담당하기 어려워짐. 그 결과 개발사업의 가장 위험한 단계인 토지구입과 인허가 부분은 개발회사(시행사)가 담당하고, 착공 이후의 절차는 건설사(시공사)가 담당하는 것으로 관행이 변경되고, 당연히 개발자금의 조달은 부동산 개발회사의 몫이 되었음.

대부분의 시행사들은 자본금 규모가 작고 신용도가 떨어지므로 대출기관들은 추가적인 신용보강을 요구하였는데,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으로 시공사들이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관행이 정착되었음. 이에 표면상으로는 개발사업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는 시행 주체(시행사)와 단순 도급공사를 담당하는 시공 주체(시공사)가 분리되었지만, 시공사들이 신용보강을 제공하면서 사업위험을 대부분 부담하므로 실질적으로 분리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움.

대부분의 개발사업이 분양수익을 노리는 구조로 운영수익을 담보로 PF대출을 일으키는 이론상 교과서적인 PF사업과 거리가 멀었음. 결국은 국내 PF대출은 시공사 보증에 바탕을 둔 단기 담보 또는 신용 대출일 뿐이였음.

대한민국 경제가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후 부동산금융은 부동산가격의 상승 및 시장의 호황을 배경으로 급성장하였으나, 이들 제도나 상품들에 대해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은 부족했음. 시장 참여자들과 감독기관들이 각종 리스크에 미리 대비하지 못하였으며, 일부 시장 참여자들의 도덕적 해이와 감독기관의 무관심이 누적됨. 여러 부동산금융 상품들 중에서 PF대출에서 이런 문제가 특히 심하였고, 이후 PF대출 대량 부실화와 저축은행 사태가 빚어짐.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계기는 2000년대 중반 미분양 주택의 증가로 인한 PF대출 부실화였음.

미분양 주택은 2004년 이후 급증하여 2008년 166,000호에 달하였으며, 미분양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함. 경제의 모든 영역이 일시에 얼어붙으면서 외환위기와 같은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였고, 부동산시장도 급격히 침체됨.

주택담보대출이 2000년 이후 급속히 확대되면서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해오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경제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우려되었음. 하지만 LTV규제가 2002년 9월 시행, DTI규제가 2005년 8월 도입 등 건전성 규제가 시행되고 있었고, 국내 주택담보대출이 미국 주택대출과 다른 특성들을 가지고 있으며, 주택가격이 급락하지 않아서 주택대출이 한꺼번에 부실화되는 사태는 없었음.

소비자금융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었던 반면, 개발금융 부문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였음.

2000년대 중반 지방 주택시장 미분양 사태와 2008년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인하여 많은 개발사업이 부실화되었고, 이는 시공사와 저축은행의 부실화를 초래하였음. 저축은행들은 고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부동산 PF대출, 부동산 펀드 등 고위험 자산에 운영하면서 자산불리기 경쟁에 몰두했고 저축은행 PF대출은 고위험 브릿지론의 비중이 높았음. 위험관리체계와 경쟁력이 미흡한 상태에서 이는 부실 가능성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하였음. (금융위원회,한국자산관리공사, 2015)

부동산 개발에 내재된 위험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자나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기관, 개발되는 부동산의 최종 수요자,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장해야 하는 정부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이며, 시장이 활황일 때는 누구나 이익을 보는 가운데 더 큰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 더 많은 보상을 받는다. 다만 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하는 순간 모든 위험 요소들이 현실화되고 위험관리를 등한시했던 시장 참여자들이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에 봉착한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10여 년이 흐른 2023년 지금 또 다시 PF대출 위기에 대한 경고가 나온 것은 아직은 불완전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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